못다 한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영주권을 위해, 떠나기 아쉬워 비자 연장 목적 등 학생비자를 신청하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대부분 워킹홀리데이 때 가벼운 마음으로 호주에 왔다가 호주의 생활이 너무 마음에 들어 비자를 연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학생비자를 신청하고 나서 생각한 것보다 돈이 너무 많이 나가거나, 생각보다 학교 난이도가 높아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유학원에서 학교를 잘 선택해 주겠지만 우선 나 자신부터 학생비자를 신청하는 목적을 아는 게 좋습니다.
워홀러 시절 영어 공부에 대해 갈증을 느껴 학생비자를 신청하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같이 살던 하우스 메이트가 자기도 학생비자 신청을 해야겠다며 대뜸 같이 유학원을 알아보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서 왜 비자를 신청하게 되었는지 물어보니 호주 생활이 마음에 들었다는데 제가 학생비자를 신청하는 것을 보고 조금 더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군요. 그 뒤로 그 친구는 학업을 다 끝마치지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갔답니다.
만약 영어 공부가 목적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공부할 것인지, 졸업 후 나의 커리어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만약 비자 연장 목적이라면 비자가 연장된 후 그 기간 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나의 목적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호주에 체류하면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가?
학생비자는 신청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1~2년 정도 신청합니다. 이 기간 동안 내가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서 넷플릭스만 보기보다 취미를 만들어 나의 숨은 재능을 찾거나 외국인 친구들을 만들어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겠죠.
처음에는 호주에 조금 더 머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학교 끝나고 피곤해서 집에서 잠만 자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생비자 한두 푼 하는 게 아니잖아요 ~? 돈 들인 만큼 본전 다 뽑고 체류하는 동안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자신을 본다면 뿌듯하지 않을까요?
3. 한 장소에 머물 준비가 되어있는가?
지역 이동을 많이 하는 분들은 한곳에 머무는 게 힘들 수 있을 텐데요. 학교가 정해지면 이제 지역 이동은 힘들어집니다. 한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야 되는데 한 곳에 엉덩이를 붙이고 못 사는 분들은 어떻게든 붙이고 살아야 합니다. 학교는 특정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 위치도 중요합니다. (역마살이 있는 분들은 너무 힘들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4. 비자가 끝난 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학생비자가 끝나갈 무렵 호주에 더 체류할지 귀국할지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만약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취업 준비를 할 테고 호주에 더 체류할 계획이라면 졸업생 비자를 신청하겠죠? 간혹 비자가 끝나가는데 아무런 계획 없이 멍하니 있다가 급하게 귀국하거나 혹은 비자를 연장해서 의미 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호주에 더 머물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영주권을 도전하거나, 귀국을 계획 중이라면 취업 준비를 미리 하여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게 좋습니다.
5.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오늘 다섯 가지 질문 중 가장 마지막 질문이자 제일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학생비자를 신청하면 신청 기간만큼 호주에 있어야 합니다. 1~2년이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의 젊음을 이곳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게 좋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것처럼 주변에서 학생비자로 한다고 같이 덩달아 신청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이곳에 머물면서 나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게 좋습니다.
2년 동안 호주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귀국했는데 그때 학생비자 신청하지 말껄이라는 생각이 들면 얼마나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