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넘쳐났어요. 가이드가 메뉴를 뭐 주문할 건지 초반에 미리 체크해두어서 자리에 착석 후 5~10분이 지나자마자 메뉴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센스 있는 분이네요 주변에 음식점이 없어서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것 같아요. 앞자리에 앉아있던 분이랑 갑자기 급 친해져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어요.
50대 부부인데 결혼한 지 20년? 25년이 넘었다고 하시네요. 아내분이 베트남 계 호주인인데 요즘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있다고 해요. 브루니 아일랜드 투 쓰리 포인트에서 갑자기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보더니 제가 한국에서 온 걸 어떻게 아시고 갑자기 K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가 너무 좋다면서 이 배우 저 배우 아는지 물어보는데 그중에 제가 모르는 배우들도 있어서 당혹스러웠어요. 넷플릭스 힘이 참 대단하네요.
가장 최근에 본 드라마는 도깨비라는데 공유가 너무 멋있다며 자기 페이 버릇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옆에 있던 남편분은 이제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며 우리에게 로맨스는 사치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25년이 되면 저런 말도 이제 장난이 되나 봐요
저희 말하는 걸 듣고 뒤에서 유쾌하게 웃고 계시더니 이때다 싶어서 본인은 서강준이 좋다고 하는데 K 드라마로 웃음꽃이 폈어요. 서강준은 어떻게 아시는 거지.. 넷플릭스에 서강준이 나왔던 드라마가 있나 봐요. 한번 봐야겠네
음식이 나오기 전 다들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등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다들 사연이 많더라고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앞쪽에 앉아계셨던 부부였어요. 자식 농사 다 끝내고 이제 즐겨볼만하니까 손주가 생겨서 애 돌봐주다가 도망 나왔다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계속 자기 딸이랑 닮았지 않았냐며 딸아이 사진을 보여주는데
손녀가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짐 싸서 나갈 기세였어요. 말로는 도망 와서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아이들 사진 보고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제가 다 행복하더라고요.
여기서 해산물 세트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호텔, 모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대부분 맛이 없어서 잘 안 갔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놀랐어요.
특히 양념된 오이스터, 생선이 제 스타일이었어요. 생선은 살이 으깨지거나 퍼진 것 없이 잘 조리되었고 안쪽도 오일이 잘 스며들어 촉촉했어요. 오이스터는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바비큐 같은 맛이었어요.
아래는 감자칩이 있고 위에 있는 건 칼라마리 입니다. (오징어)
가운데는 조개 인지 관자인지 기억이 안 나네요.
음식 다 먹어갈 때쯤 가이드가 15분 뒤에 출발할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바 쪽으로 가시더니 맥주 하나를 더 주문하시더라고요. 남은 시간까지 맥주를 마시겠다는 의지에 손뼉 쳐드리고 싶었어요.
아내분은 출발하기 전에 화장실 들리라고 이야기하는데 남편분은 그냥 들은 체 만 체 하시더라고요. 유쾌한 부부였어요. 매장 안에 화장실이 있는데 남자화장실은 안쪽으로 들어가야 돼요. 옆쪽에 공간이 따로 있는데 당구를 칠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이쪽은 주로 젊은 친구들이 있어서 시끌벅적한 것 같아요.
매장 입구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돌면 흡연쟁이 나옵니다. 이쪽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문이 잠겨있어서 건물 내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해요.
저희는 다 먹고 나서 바로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이동했답니다. 레스토랑 음식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친구도 음식이 괜찮았는지 끝까지 다 먹더라고요. 호텔 평도 좋은 편이었어요 구글 5점 만점 4.4포인트 969명이 리뷰를 남겨주셨더라고요 ( 2021.07.21 기준) 다들 이곳에서 잘 쉬고 갔다는 코멘트를 남긴 것으로 보아 다음번에는 브루니 아일랜드에서 하루 묵고 가도 될 것 같네요.
다들 오늘도 호주 여행 글 잘 보셨나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전 다음번에 더 좋은 글을 가지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